[만화] 팝 팀 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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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와 부쿠부,  팝 팀 에픽 내용보다 초월 번역이 쩐다고 유명했던 4컷 만화. 어떤지 궁금해서 사봤는데 딱히 재밌지는 않다. 일단 일본 서브컬쳐에 익숙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를 내용일 텐데, 알아본다고 해서 딱히 재밌지는 않다. 다 읽고 내가 그렇게 늙었는지 요즘 사람들 유머 감각이랑 그렇게 많이 달라졌는지 잠시 고민해봤을 정도다. 생각해보니 개그콘서트를 봤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다. 다들 재밌다고 난리인데 난 그게 왜 재밌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다만 온갖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짤방과 스티커를 건질 수 있다.

[책]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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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브래그,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 부터 시작해서 세상에 영향을 크게 준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프린키피아 , 종의 기원 , 국부론 , 여성의 권리 옹호 등 이유를 듣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는 책들도 있지만 몇몇 책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킹 제임스 성경 ( KJV )을 12권 중 하나로 뽑았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도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KJV 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에서도 널리 읽히는 성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 성경을 구한다면, 아마 KJV 나 NIV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성경이 아닌 KJV 가 세계를 바꿨다고 할 수 있는가는 모르겠다. 저자는 KJV 의 유수한 영어 표현이 후에 쓰이는 글들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하지만, 그건 영어에 영향을 준거지 세상을 바꿨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크라이트의 방적기 특허 신청서는 전혀 납득이 안 된다. 아크라이트가 사용한 수력 방적기는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증기기관과 함께 그 시대를 바꾼 물건이다. 하지만 아크라이트가 신청한 특허 신청서가 세상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일단 그 당시 발명된 수력 방적기는 아크라이트의 것이 유일한 것이 아니었다. 그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크라이트였을 수는 있지만, 그의 특허는 결국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소송에 패소해 특허 취소가 되기까지 한다. 거기에 축구협회 규정집 과 셰익스피어 작품집 ?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고, 셰익스피어는 세상에 둘도 없을 훌륭한 극작가라는 것은 동의한다. 근데 세상에 영향을 준 책 12권을 뽑는데, 이름을 올릴 정도인가? 사실 그 이유는 저자 멜빈 브래그 가 영국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영국에서 나온 12권의 책들만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사실 영국인이 지은 책으로 한정한 것이 그의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된다. 예상치

[책] 서양 무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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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주, 서양 무기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시리즈의 하나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전까지 무기와 전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애초에 소책자고 많은 내용이 들어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근대전 이후의 내용은 기대보다 알차다. 문제는 고대와 중세의 내용이 개판이다. 고대 그리스군이 쓰는 장창의 무게가 23kg이라고 하지 않나(어딘가에서 2.3kg이라고 쓰여 있는 걸 잘못 베낀 것 같다. 상식적으로 23kg 무게의 창을 들고 다니면, 적을 만나기 전에 지쳐 쓰러진다.), 로마군이 그리스군을 무찌른 이유가 근거리 백병전으로 끌고 가서라고 하지 않나. 중세에 관해서는 많은 내용을 생략했고, 사실 기왕 이럴 거면 아예 건너뛰는 게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틀린 내용이 많이 있다. 이렇게 불균형하게 된 이유는 저자 약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저자 전공이 제1차 세계대전이다. 이렇게 될 거면 차라리 지난번에 리뷰한 구두 처럼 근대 이전은 전부 스킵하고 전공 분야에 대해서 더 상세히 적는 게 어땠을까 싶다.

[책] 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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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원제는 Shoes: A Brief History 인데, 사실 중세 이후 유럽, 그것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신발의 역사만을 서술했다. 한정된 지역의 신발만을 추적한다는 것을 알고 보면 나쁘지 않다. 2~3페이지에 한 장 정도로 삽화와 사진이 많다. 덕분에 묘사만으로 추측하기 힘든 구체적인 모습까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책] 린 소프트웨어 개발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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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소프트웨어 개발의 적용 은 내가 읽어본 개발 방법론 서적 중 가장 이상적인 개발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팀이나 보상에 관해서는 실제로 실행하는 회사가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이상적이다.

[책] 드리밍 인 코드 - 한 프로젝트의 처절한 실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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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Source Application Foundation(OSAF) 의 Chandler 라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개발되는 과정을 취재하여 Chandler 프로젝트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그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하며 왜 그 많은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분명 예전에 읽었을 때는 재밌었던 것 같은데, 다시 읽으니 별로 재미없다. 보통 남의 실패담은 재밌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말 심각하게 재미없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남의 이야기로 보였던 것이 지금은 내 경험담으로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읽어보기 좋은 책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 나는 직접 몸으로 경험해보는게 더 많은 걸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읽을 시간에 하나라도 더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실패한다. 그냥 다음번에는 더 적게 실패하면 된다. p.s. 이 책의 한국어 부재는 "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다. 이는 " Two Dozen Programmers, Three Years, 4,732 Bugs, and One Quest for Transcendent Software "라는 사실만 담담히 전하는 원 부제목을 고려했을 때 책의 성격을 잘못 이해시킬 수 있는 오역에 가까운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Chandler 프로젝트는 한 번도 천국과 지옥을 오간 적이 없다.

[책] 승려와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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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는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가 자신의 돈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투자? 운영? 철학을 적은 에세이다. 근데 뭐 별거 없다. 세상에는 돈보다는 인생 목표를 중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선 돈부터 버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누가 더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돈이 없어서 못 이룬 사람들도 있고, 돈을 벌었지만, 성공에 매여서 자신의 목표가 뭐였는지 잊고 사는 사람도 있고, 돈 버는 것 자체에 실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냥 각자의 인생이 있는 것인데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투자자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업을 하는지 굳이 알 필요 있을까? " 일단 똥을 싸라. 그러면 유명해질 것이다. " 정도의 느낌이다. 반대였나? 뭐 하여튼 그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