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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신들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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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랑법 - 이동현 저 첫 번째 장에서는 제우스를 중심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다윗과 솔로몬의 여자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장에 이어 그리스 신화의 여신들과 성경에 나오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섞은 세 번째 장으로 마무리한다. 그리스 신화와 성경. 언뜻 보기에 이 두 소재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근대 이전 유럽 철학은 그리스 신화에서 발달한 헬레니즘과 기독교 철학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둘의 엮음은 자연스럽다. 이 둘은 유럽 철학의 근본이기 때문에 미술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됐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 책에서도 많은 그림이 삽화로 들어가 있다. 유명한 그림부터 작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그림까지 그리스 신화와 성경을 소재로 한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저자가 예술학과 출신이라 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두 소재가 잘 섞였다는 것은 아니다. 마치 상관없는 다른 책을 짜깁기하듯이 두 파트가 서로 다른 얘기를 진행해간다.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신들의 사랑법 이라는 제목은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다루는 첫 번째 장의 제목이고, 그 뒤 두 개의 장은 신들의 사랑법과는 별 상관이 없다. 그런데 이를 대체할 다른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책]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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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우리나라에 출시된 책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지만, 굳이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다. 보통 그리스 로마 신화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현대에 소개한 것은 전적으로 토머스 불핀치 의 공이다. 그는 당시에 민간에 퍼져있던 신화들을 하나로 모아 책으로 발간했는데, 이게 현대에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원전처럼 사용된다. 토머스는 단순히 신화를 모았을 뿐 아니라 당시에 시로 전해지던 신화를 전부 산문으로 번역하여 재구성했다. 이것 덕분에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널리 읽혀서 현재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면 토머스 불핀치의 책에 있는 내용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실제 내용과 상관없이 다들 불핀치를 원저자에 넣을 정도다. 다만 19세기 쓰인 책이며, 저자인 불핀치가 신화 연구가라기보다는 작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화학자들이 보는 것과 중요시하는 것이 다르다. 예를 들어 신화학자들은 보통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핵심 사건으로 트로이 전쟁을 뽑는다. 실제로 호메로스 일리아스가 쓰인 이후 일리아스의 인물과 사건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나머지 그리스 신화가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불핀치의 저서에서는 일리아스가 단순히 지나가는 한 사건 정도로 묘사되어 한 꼭지를 담당할 뿐이다. 또한, 보통의 신화학자라면 각 인물과 사건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에 집중하여 묘사했겠지만, 불핀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담담하게 서술할 뿐이다. 덕분에 그리스인의 세계관을 보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어떤 인물이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점이 대중에게 크게 어필한 것이 불핀치 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불핀치의 지식이 그리스 신화 이외에는 크게 깊지 않다는 것이다. 19세기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북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