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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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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 이근욱 냉전이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소련의 멸망까지 미국과 소련 사이가 극도로 긴장 된 시기를 말한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첩보전, 군비 확장, 우주 개발 경쟁, 제3국을 통한 대리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견제하였다. 과도한 핵 경쟁으로 지구 멸망 직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심한 갈등이 있었지만, 두 국가 사이에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없었기 때문에 냉전이라고 불린다. 냉전의 종식은 소련의 해체로 끝났다. 냉전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었기 때문이다. 냉전을 막연하게 Capitalist Bloc과 Communist Bloc의 이념전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관점으로는 20세기 미국과 소련, 중국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니키타 흐루쇼프 의 탈스탈린 운동을 기점으로 스탈린 주의를 고수하던 중국은 소련을 크게 비난한다. 1969년 소련과 중국이 전쟁 직전까지 갈 만큼 사이가 험악해지자 미국은 중국과 손을 잡는다. 공식적으로는 중국이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인 이후인 1979년 수교를 맺었지만, 미국과 중국이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1969년 중소 국경 분쟁 이후다. 냉전이 이념 전쟁이었다면 공산주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은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전은 양극 체제를 이루던 미국과 소련 사이의 패권 다툼이었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손을 잡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냉전이라는 단어가 미국과 소련 사이의 패권 다툼에만 사용된다. 하지만 앞으로의 패권 다툼은 전부 냉전이지 않을까? 냉전 시기에도 전 세계에 전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과 소련 사이의 직접적인 전쟁이 없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이유는 양 국가가 서로를 언제든지 전멸시킬 수 있는 상호확증파괴가 성립됐기 때문이다. 이미 패권국인 미국은 국가 하나를 지도에서 지우기에 충분한 군사력을 지녔다. 이건 미국과 패권 다툼을 할 도전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 사이의 경쟁은 직접적인 무력충돌보다 군사기술 발전이나

[책] 김하중의 중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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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두 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솔직히 2권을 볼 거라면 1권은 볼 필요가 없다. 1권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권을 읽는 순간 1권을 샀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된다. 애초에 이건 두 권으로 낼 이유가 없는 책이다. 중국 이야기 는 2013년 출간됐다. 하지만 1권은 실질적으로는 2003년 이전에 쓰인 책이라고 봐야 한다. 2003년에 저자는 이미 떠오르는 용 중국 이라는 책을 출판한 적이 있다. 이 책에 후진타오 시절을 살짝 추가해서 재출간한 것이 1권이다. 추가된 자료들을 보면 늦어도 2010년경에는 원고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후진타오의 중국까지밖에 모른다. 2권에는 2012년 말 있었던 제18차 중국공산당 당대회를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2권은 그 후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2권이 1권 이후의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2권의 대부분은 1권에서 했던 얘기의 반복이다. 즉, 1권을 기반으로 지울 내용은 지우고 추가할 것을 추가해 만든 것이 2권이다. 1권을 초고로 보고 2권을 완성본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내용이 많이 겹친다. 차라리 1권을  떠오르는 용 중국 의 개정판으로 내고 2권은 별도의 책으로 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두 권으로 나뉘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불만이지 내용 자체는 좋다. 애초에 역대 최장기 중국 대사가 쓴 책이다. 현대 중국에 대해서 저자보다 잘 아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이전, 즉 구 중국 시절에 관한 서술은 별로다. 전체적으로 현재 존재하지 않는 중국, 구체적으로는 문화대혁명 이전의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문화대혁명 이후 몰락한 중국을 강조하기 위한 극적 장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 요순시대를 생각하며 '그때는 좋았는데'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책] 황하에서 천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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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와 중국 서부는 접점이 그리 많지 않다. 동남아시아나 거리상으로 더 먼 인도 같은 경우는 해상으로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인지 신라 시대 교류했던 흔적이 있지만, 지리적으로 육로로 오갈 수밖에 없는 중국 서부는 찾아가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사이에 중국이 존재했기 때문에 직접 교류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우리나라 역사에 중국 서부와 만났던 것은 몽골의 침략을 받았을 때와 고려 시대 원나라를 통해서 티베트 불교가 들어온 것 정도다. 우리나라와의 접점이 없었던 데다가 세계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인지 중국 서부에 관심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곳도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다양한 민족이 자기만의 역사를 가지고 살았다. 중국에 점령당하기 전까지. 결국, 그들은 패배했고 지금은 중국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황하에서 천산까지 는 황하가 시작하는 곤륜산맥에 사는 티베트인에서 시작해 북으로 올라가 회족과 서몽골을 거쳐 천산 산맥의 위구르인까지 그들의 저항의 역사를 감성적으로 써 내려간다. 중국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 중국에 여러 번 침략당했던 역사 때문인지 그 감정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전문 역사 서적이 아닌 역사 에세이를 표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밌는 야사를 소개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이런 MSG들이 이야기를 더 재밌게 만든다. 여기서 끝나면 삼류 민담집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역사학자인 만큼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야사라는 사실을 밝히고, 기록을 기반으로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해준다. 또한, 저자가 해당 지역과 민족에 관심이 많고, 기록뿐만 아니라 현장 답사를 통해 책을 썼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저자가 직접 본 것을 묘사하였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실제 그 민족들을 본 것처럼 장면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 곰브리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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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미술사학자인 에른스트 H. 곰브리치 가 어린아이도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책을 목표로 집필한 책이다. 곰브리치의 대표작은 서양미술사 지만, 그의 첫 서적은 이 곰브리치 세계사 라서 곰브리치 의 저서를 소개할 때 언제나 함께 나온다.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가 재밌는데, 영어로 쓰인 아동용 역사책을 번역해 달라는 의뢰에 자신이 직접 쓰는 게 더 잘 쓸 수 있다고 하면서 6주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의 역사 중 곰브리치가 선정한 39개의 토픽으로 구성돼 있으니 6주를 쉬지 않고 하루에 한 챕터 꼴로 집필한 것이다. 지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개정판을 쓰면서 추가한 회고를 포함하여 총 40개 챕터로 구성됐다. 아동용 역사책을 목표로 썼기 때문에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문장이 유치하지 않아 어른들이 읽기에도 나쁘지 않다.

[책]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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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브래그,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 부터 시작해서 세상에 영향을 크게 준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프린키피아 , 종의 기원 , 국부론 , 여성의 권리 옹호 등 이유를 듣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는 책들도 있지만 몇몇 책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킹 제임스 성경 ( KJV )을 12권 중 하나로 뽑았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도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KJV 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에서도 널리 읽히는 성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 성경을 구한다면, 아마 KJV 나 NIV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성경이 아닌 KJV 가 세계를 바꿨다고 할 수 있는가는 모르겠다. 저자는 KJV 의 유수한 영어 표현이 후에 쓰이는 글들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하지만, 그건 영어에 영향을 준거지 세상을 바꿨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크라이트의 방적기 특허 신청서는 전혀 납득이 안 된다. 아크라이트가 사용한 수력 방적기는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증기기관과 함께 그 시대를 바꾼 물건이다. 하지만 아크라이트가 신청한 특허 신청서가 세상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일단 그 당시 발명된 수력 방적기는 아크라이트의 것이 유일한 것이 아니었다. 그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크라이트였을 수는 있지만, 그의 특허는 결국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소송에 패소해 특허 취소가 되기까지 한다. 거기에 축구협회 규정집 과 셰익스피어 작품집 ?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고, 셰익스피어는 세상에 둘도 없을 훌륭한 극작가라는 것은 동의한다. 근데 세상에 영향을 준 책 12권을 뽑는데, 이름을 올릴 정도인가? 사실 그 이유는 저자 멜빈 브래그 가 영국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영국에서 나온 12권의 책들만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사실 영국인이 지은 책으로 한정한 것이 그의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된다. 예상치

[책] 서양 무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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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주, 서양 무기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시리즈의 하나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전까지 무기와 전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애초에 소책자고 많은 내용이 들어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근대전 이후의 내용은 기대보다 알차다. 문제는 고대와 중세의 내용이 개판이다. 고대 그리스군이 쓰는 장창의 무게가 23kg이라고 하지 않나(어딘가에서 2.3kg이라고 쓰여 있는 걸 잘못 베낀 것 같다. 상식적으로 23kg 무게의 창을 들고 다니면, 적을 만나기 전에 지쳐 쓰러진다.), 로마군이 그리스군을 무찌른 이유가 근거리 백병전으로 끌고 가서라고 하지 않나. 중세에 관해서는 많은 내용을 생략했고, 사실 기왕 이럴 거면 아예 건너뛰는 게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틀린 내용이 많이 있다. 이렇게 불균형하게 된 이유는 저자 약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저자 전공이 제1차 세계대전이다. 이렇게 될 거면 차라리 지난번에 리뷰한 구두 처럼 근대 이전은 전부 스킵하고 전공 분야에 대해서 더 상세히 적는 게 어땠을까 싶다.

[책] 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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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원제는 Shoes: A Brief History 인데, 사실 중세 이후 유럽, 그것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신발의 역사만을 서술했다. 한정된 지역의 신발만을 추적한다는 것을 알고 보면 나쁘지 않다. 2~3페이지에 한 장 정도로 삽화와 사진이 많다. 덕분에 묘사만으로 추측하기 힘든 구체적인 모습까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책] 밀리터리 실패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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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실패열전 언제 산건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책장에 있었다. 왜 이렇게 오래 처박아 뒀는지 첫 챕터를 읽고 바로 기억이 났다. 문장을 쉽게 쓰려고 노력했지마, 비문이나 오타가 종종 눈에 띄어서 흐름을 끊는다. 사실 출판사가 호비스트라는 점에서 알 수 있지만 그냥 밀덕들의 수집용 책이다. 근데 난 왜 2권을 안 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