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축 키보드는 리니어가 맞는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키보드 중에 광축이라고 불리는 키보드가 있다.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는 전기신호가 흘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스위치가 있어 이 스위치를 어떻게 열고 닫는지 여부로 축이 정해진다. 광축은 이런 전기 신호가 아닌 빛이 통과하는 광센서가 본체에 있고, 자판을 누르면 센서를 가리는 방식으로 눌렀는지 측정한다. 구조가 단순하여 내구성이 좋고, LED를 넣기 좋아 화려하게 만들기 좋고 덕분에 PC방에서 많이 사용된다.

광센서를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접점이 없고 순전히 사용되는 스프링의 압력으로 모든게 결정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키압 옵션은 없어서 다른 압력을 원하는 경우 수작업으로 개조하는 수밖에 없다. 대신 제조사에서 다양한 키감을 재현하고 있다.

해외에는 다양한 키감의 스위치가 판매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클릭과 리니어다. 리니어는 가장 기본적인 광축 스위치로 광축의 방식을 가감없이 그대로 구현한다. 반면 클릭은 기계식 청축의 타건감을 비슷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이 방식이 청축의 타건감을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왼쪽이 클릭 오른쪽이 리니어 클릭은 빨간 동그라미가 걸쇠에 한 번 걸린다.

다른 구조의 접촉부를 가지는 일반적인 기계식과 다르게 광축은 기본적으로 클릭이나 리니어나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클릭의 경우 스템(stem)이 내려가는 것을 막는 걸쇠가 있다는 차이만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청축의 클릭음은 재현되지만 청축의 키감은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한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이동거리-키압 그래프다.

기계식 청축의 키압 그래프
출처: keychron.com
광청축 키압 그래프
출처: abko.com

왼쪽은 기계식 청축의 키압 그래프고, 오른쪽은 광축 클릭의 키압 그래프다. 기계식 청축의 경우 키가 인식되기 전 키압이 급격히 증가했다 줄어드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청축뿐 아니라 갈축같은 논클릭 혹은 택타일 계열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껴지는 감각으로 리니어와 다른 재밌는 키감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반면 광축 키보드의 클릭형은 한 순간 키압이 변하지만 그 순간은 매우 짧다. 그리고 그 잠깐을 제외하면 키압이 선형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사용하다보면 청축보다는 걸림이 있는 키압이 강한 리니어라는 느낌이 든다. 

선호도라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고 이런 감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닌 것 같다. 기계식 클릭의 타건감을 원하면 그냥 기계식 청축이나 갈축을 쓰는 것이 좋고, 광축에는 리니어가 어울린다는 것이 내가 쓰고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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