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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F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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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LES 는 DC 코믹스 산하 Vertigo Comics에서 출판한 그래픽 노블로 텔테일 게임인  The Wolf Among Us 의 원작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The Wolf Among Us가 Fables의 프리퀄이다. 작품은 동화 나라가 마왕에게 침공당하면서, 많은 캐릭터가 현실 세계로 도망쳐 온 지 수백 년이 지난 현대에서 시작한다. 모든 걸 잃고 도망쳤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힘든 삶을 살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모습이 아닌 캐릭터들은 동화 세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뉴욕 북부의 농장에서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한다. 동화 속 캐릭터들은 딱히 정해진 수명은 없지만 살해당하면 죽는다. 다만, 유명한 동화 속 캐릭터는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에서 부활하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마법적인 힘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힘은 죽은 인물을 대신하여 같은 특성을 가지는 다른 인물이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샌드맨 의 영원 일족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1권은 크게 2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The Wolf Among Us 의 주인공이기도 한 빅비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동화인들이 살고 있는 동화망명시의 부시장인 백설이 북부 농장의 반란을 진압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1권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소개하는 느낌이라 그리 재밌지는 않다. 사실 이 작품은 전에 원서로 읽으려고 하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이 작품의 재미는 대부분 동화 속 캐릭터를 이리저리 꼬고 엮어서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하는 데서 나온다. 근데 주요 인물들은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동화 속 캐릭터들이지만,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동화나 동요 속 캐릭터도 등장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번역서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역자가 꼼꼼히 주석을 달아주었기에 한결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책] 곰브리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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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미술사학자인 에른스트 H. 곰브리치 가 어린아이도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책을 목표로 집필한 책이다. 곰브리치의 대표작은 서양미술사 지만, 그의 첫 서적은 이 곰브리치 세계사 라서 곰브리치 의 저서를 소개할 때 언제나 함께 나온다.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가 재밌는데, 영어로 쓰인 아동용 역사책을 번역해 달라는 의뢰에 자신이 직접 쓰는 게 더 잘 쓸 수 있다고 하면서 6주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의 역사 중 곰브리치가 선정한 39개의 토픽으로 구성돼 있으니 6주를 쉬지 않고 하루에 한 챕터 꼴로 집필한 것이다. 지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개정판을 쓰면서 추가한 회고를 포함하여 총 40개 챕터로 구성됐다. 아동용 역사책을 목표로 썼기 때문에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문장이 유치하지 않아 어른들이 읽기에도 나쁘지 않다.

[책] 게르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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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마니아 는 로마인이 로마 주변 민족에 관해 서술한 민족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안 좋은 이유에서 더 유명하다. 타키투스 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정신적으로 몰락해가는 로마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로마보다 문명은 떨어지지만, 순수성과 용기가 있는 게르만족을 묘사하여 로마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자 하였다. 동시에 로마인이 게르만인에게 패배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도박이나 음주 등 게르만인의 안 좋은 모습을 묘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이 로마인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근거는 없다. 타키투스의 노력이 있음에도 로마의 타락은 계속됐고 결국 200년 뒤 몰락하기 시작했다. 책은 크게 2개로 나누어진다. 첫 파트에서는 게르마니아 지역의 지형과 기후, 게르만족 전체의 일반적인 특성들을 묘사하고, 두 번째 파트에서 부족별 특성과 역사를 기술한다. 재밌는 점은 정작  타키투스 가 게르만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가끔  타키투스 가 게르만을 방문했다는 논문도 나오지만, 게르만에 방문하지 않고 책을 썼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저서를 베꼈다는 비평도 많이 받고 있고, 신빙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사실  타키투스 는 로마인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저술했기 때문에 그에게 정확성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고려하고 읽어야 한다. 게르마니아 가 로마인에게 준 영향은 모르겠지만, 1900년이 지난 뒤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영향받고 말았다.  타키투스 가 묘사한 게르만인은 로마인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한 이상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근데 그걸 본 히틀러가 여기에 반해 게르만인의 순수성을 되찾자 같은 소리를 한 것이다. 물론 히틀러의 우생학적 사상의 원인이 게르마니아 라는 근거는 없다. 이 책이 없었더라도 나치는 우생학을 주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치 정권이 게르마니아 를 언급했고 선전자료로 사용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게르마니아 를 위험한 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의도가 없

[책] 외교관 아빠가 들려주는 외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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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아빠가 들려주는 외교 이야기 는 이름 그대로 작가가 아들의 12살 생일 선물로 주기 위해서 쓴 책이다. 당연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쓰인 책답게 깊이는 얕지만, 문장이 가볍게 쓰여있어 부담 없이 쭉 읽을 수 있다.

[책]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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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는 내가 아는 경제학 교양서적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책이다. 후기를 보면, 두꺼워서 읽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이 책은 어디까지나 교양서적이다. 복잡한 내용은 빼고 가벼운 문체로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독해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무거워서 편하게 누워서 읽지는 못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죽은 경제학자들은 국부론 의 애덤 스미스, 인구 이론의 맬서스, 자유무역론의 리카도, 공리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 자본론 의 마르크스, 현대 경제학의 시조라고 볼 수 있는 앨프레드 마셜, 제도주의 경제학자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일반이론 의 케인스, 통화주의자 프리드먼, 공공선택이론을 주장한 뷰캐넌이다. 이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현대 경제학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근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갤브레이스와 프리드먼은 2006년 뷰캐넌은 2013년에 사망했는데 이 책은 1989년에 출판했다. 혹시 원제는 다른가 싶어 찾아봤는데 원제도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 다. 즉, 저자 토드 부크홀츠 는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들을 죽은 경제학자라고 부르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뭐 같이 올라간 다른 진짜 죽은 경제학자들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그들과 같은 급으로 분류해주는데, 죽은 경제학자라고 부른다고 뭐라고 하진 않았을 것 같지만. 초판 원서 살아있는 그들을 죽은 경제학자라고 칭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서의 표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I DEA S와 DEA D의 DEA를 같은 폰트로 위아래에 배치하였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들을 죽여버린 이유가 이 표지 디자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책이 고전이 되어 뷰캐넌을 비롯한 남은 경제학자들이 죽은 뒤에도 읽힐 거라는 자신감에서 쓴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적으로 사용한 타이포그래피라는 것을 개정판을 보고 확신했다.

[책] 폴 데이비스의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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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How to Build a Time Machine 으로 타임머신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학 이론들을 수학 없이 소개한다. 수학 없이 개념적으로만 소개하기 때문에 너무 가볍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수학이 없기 때문에 과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교양으로 읽기 쉽다.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작품을 쓰는 사람은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책] 영어는 3단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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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3단어로 라는 제목은 눈을 끌기 위한 약간의 과장이고, 복잡한 문장을 써서 틀리느니 주어 + 동사 + 목적어 의 3형식 문장을 만들어 쓰라는 것이 주제다. 제목에는 대화가 되는 초간단 영어법 이라고 돼 있지만 그보다는 회사에서 영어로 메일 쓸 때 유용하다. 대화하는데도 간단하게 말하면 좋겠지만, 대화는 보통 양방향이다. 내가 간단하게 말해도 상대방이 복잡하게 말할 수도 있어서, 결국 복잡한 표현도 다 외워야 한다. 대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작문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된다.

[영화] 비욘드 포세이돈 어드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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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Poseidon Adventure 재난 영화의 고전 명작 포세이돈 어드벤쳐 의 후속작이다. 폭풍 때문에 화물을 잃어버린 수송선 선장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침몰 중인 포세이돈 호에 들어가 남은 귀중품을 훔치는(?) 것으로 극이 시작한다. 그 와중에 포세이돈 선의 생존자들과 생존자를 구출하러 온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극이 전개된다. 나름 반전도 있고, 액션도 있고, 이것저것 있을 건 다 있는데 재미는 별로 없다. 그냥 안 보는걸 추천한다. 특히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재밌게 봤던 사람은 보면 마상입을 수도 있다. 일단 장르가 달라진다. 전작인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재난 영화다. 쓰나미로 뒤집힌 배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갈등은 있지만, 빌런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도 악의적으로 주인공 일행을 괴롭히지 않는다. 재난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욕심 때문에 파멸을 불러오는 자본가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쓰나미라는 자연 현상으로 불우하게 배가 뒤집히고 등장인물들은 물이라는 자연으로부터 살아남기에 바쁘다. 해결책도 문제의 원인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망치는 것뿐이다. 이런 사실들로부터 오는 특유의 좌절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근데 이 영화는 그냥 액션 영화다. 배 안에서 극이 전개되지만, 가라앉고 있는 배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배경일 뿐이다. 사건은 인간 때문에 발생했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으로 해피엔딩이 보장된다. 전작의 긴장감과 감동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만화] 팝 팀 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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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와 부쿠부,  팝 팀 에픽 내용보다 초월 번역이 쩐다고 유명했던 4컷 만화. 어떤지 궁금해서 사봤는데 딱히 재밌지는 않다. 일단 일본 서브컬쳐에 익숙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를 내용일 텐데, 알아본다고 해서 딱히 재밌지는 않다. 다 읽고 내가 그렇게 늙었는지 요즘 사람들 유머 감각이랑 그렇게 많이 달라졌는지 잠시 고민해봤을 정도다. 생각해보니 개그콘서트를 봤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다. 다들 재밌다고 난리인데 난 그게 왜 재밌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다만 온갖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짤방과 스티커를 건질 수 있다.

[책]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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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브래그,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 부터 시작해서 세상에 영향을 크게 준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프린키피아 , 종의 기원 , 국부론 , 여성의 권리 옹호 등 이유를 듣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는 책들도 있지만 몇몇 책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킹 제임스 성경 ( KJV )을 12권 중 하나로 뽑았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도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KJV 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에서도 널리 읽히는 성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 성경을 구한다면, 아마 KJV 나 NIV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성경이 아닌 KJV 가 세계를 바꿨다고 할 수 있는가는 모르겠다. 저자는 KJV 의 유수한 영어 표현이 후에 쓰이는 글들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하지만, 그건 영어에 영향을 준거지 세상을 바꿨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크라이트의 방적기 특허 신청서는 전혀 납득이 안 된다. 아크라이트가 사용한 수력 방적기는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증기기관과 함께 그 시대를 바꾼 물건이다. 하지만 아크라이트가 신청한 특허 신청서가 세상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일단 그 당시 발명된 수력 방적기는 아크라이트의 것이 유일한 것이 아니었다. 그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크라이트였을 수는 있지만, 그의 특허는 결국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소송에 패소해 특허 취소가 되기까지 한다. 거기에 축구협회 규정집 과 셰익스피어 작품집 ?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고, 셰익스피어는 세상에 둘도 없을 훌륭한 극작가라는 것은 동의한다. 근데 세상에 영향을 준 책 12권을 뽑는데, 이름을 올릴 정도인가? 사실 그 이유는 저자 멜빈 브래그 가 영국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영국에서 나온 12권의 책들만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사실 영국인이 지은 책으로 한정한 것이 그의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된다. 예상치

[책] 서양 무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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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주, 서양 무기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시리즈의 하나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전까지 무기와 전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애초에 소책자고 많은 내용이 들어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근대전 이후의 내용은 기대보다 알차다. 문제는 고대와 중세의 내용이 개판이다. 고대 그리스군이 쓰는 장창의 무게가 23kg이라고 하지 않나(어딘가에서 2.3kg이라고 쓰여 있는 걸 잘못 베낀 것 같다. 상식적으로 23kg 무게의 창을 들고 다니면, 적을 만나기 전에 지쳐 쓰러진다.), 로마군이 그리스군을 무찌른 이유가 근거리 백병전으로 끌고 가서라고 하지 않나. 중세에 관해서는 많은 내용을 생략했고, 사실 기왕 이럴 거면 아예 건너뛰는 게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틀린 내용이 많이 있다. 이렇게 불균형하게 된 이유는 저자 약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저자 전공이 제1차 세계대전이다. 이렇게 될 거면 차라리 지난번에 리뷰한 구두 처럼 근대 이전은 전부 스킵하고 전공 분야에 대해서 더 상세히 적는 게 어땠을까 싶다.

[책] 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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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원제는 Shoes: A Brief History 인데, 사실 중세 이후 유럽, 그것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신발의 역사만을 서술했다. 한정된 지역의 신발만을 추적한다는 것을 알고 보면 나쁘지 않다. 2~3페이지에 한 장 정도로 삽화와 사진이 많다. 덕분에 묘사만으로 추측하기 힘든 구체적인 모습까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책] 린 소프트웨어 개발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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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소프트웨어 개발의 적용 은 내가 읽어본 개발 방법론 서적 중 가장 이상적인 개발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팀이나 보상에 관해서는 실제로 실행하는 회사가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이상적이다.

[책] 드리밍 인 코드 - 한 프로젝트의 처절한 실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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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Source Application Foundation(OSAF) 의 Chandler 라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개발되는 과정을 취재하여 Chandler 프로젝트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그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하며 왜 그 많은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분명 예전에 읽었을 때는 재밌었던 것 같은데, 다시 읽으니 별로 재미없다. 보통 남의 실패담은 재밌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말 심각하게 재미없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남의 이야기로 보였던 것이 지금은 내 경험담으로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읽어보기 좋은 책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 나는 직접 몸으로 경험해보는게 더 많은 걸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읽을 시간에 하나라도 더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실패한다. 그냥 다음번에는 더 적게 실패하면 된다. p.s. 이 책의 한국어 부재는 "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다. 이는 " Two Dozen Programmers, Three Years, 4,732 Bugs, and One Quest for Transcendent Software "라는 사실만 담담히 전하는 원 부제목을 고려했을 때 책의 성격을 잘못 이해시킬 수 있는 오역에 가까운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Chandler 프로젝트는 한 번도 천국과 지옥을 오간 적이 없다.

[책] 승려와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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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는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가 자신의 돈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투자? 운영? 철학을 적은 에세이다. 근데 뭐 별거 없다. 세상에는 돈보다는 인생 목표를 중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선 돈부터 버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누가 더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돈이 없어서 못 이룬 사람들도 있고, 돈을 벌었지만, 성공에 매여서 자신의 목표가 뭐였는지 잊고 사는 사람도 있고, 돈 버는 것 자체에 실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냥 각자의 인생이 있는 것인데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투자자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업을 하는지 굳이 알 필요 있을까? " 일단 똥을 싸라. 그러면 유명해질 것이다. " 정도의 느낌이다. 반대였나? 뭐 하여튼 그런거.

[책] Professional 소프트웨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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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소프트웨어 개발 학교 다닐 때 처음 사서 읽고, 신입 시절 읽고, 오늘 또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진다. 워낙 유명한 책이고 이 책의 내용은 이곳저곳에서 많이 인용되기 때문에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은 구매해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보며 "생각이 이렇게 변했구나"하는 것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책] 행복한 프로그래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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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프로그래밍 은 내가 프로그래밍 관련하여 산 첫 번째 책이다. 사실 난 대학교 원서 접수 기간이 될 때까지 컴공을 갈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근데 수능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하느라 게임이 너무 하고 싶었고, 밤새도록 게임을 해도 눈치가 안 보일 과를 찾다 보니 컴퓨터공학이 눈에 들어왔다. 근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단 적성이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아서 동네 서점에 가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고 써진 가장 얇은 책을 고른 게 이 책이다. 이미 입문한 사람이 보기에는 내용이 가볍고, 대학 전공을 고르려는 고등학생, 전과를 고민하는 대학생, 혹은 프로그래머로 진로를 잡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한번 가볍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 밀리터리 실패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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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실패열전 언제 산건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책장에 있었다. 왜 이렇게 오래 처박아 뒀는지 첫 챕터를 읽고 바로 기억이 났다. 문장을 쉽게 쓰려고 노력했지마, 비문이나 오타가 종종 눈에 띄어서 흐름을 끊는다. 사실 출판사가 호비스트라는 점에서 알 수 있지만 그냥 밀덕들의 수집용 책이다. 근데 난 왜 2권을 안 샀지?

포인투 크롬북 14 터치 LT0301-0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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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개발용으로는 데스크톱을 쓰고 있다. 아무래도 같은 가격이면 랩톱과 데스크톱의 성능 차이가 꽤 있고, 사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사양으로 나오는 랩톱은 말이 랩톱이지 무게 2kg이 넘는 휴대성을 포기한 모델밖에 없어 굳이 랩톱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소에는 불편하지 않은데 문제는 회의할 때다. 아무래도 회의할 때 자료를 찾아보기도 귀찮고, 특히 화상회의를 해야 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노트북을 빌려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당일에 잡힌 회의가 아니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LG 그램 을 가져간다. 하지만 당일에 회의가 잡히기도 하고, 사전에 잡혀도 가끔 까먹을 때도 있고, 무엇보다도 귀찮다. 그래서 회사에 놓고 쓸 노트북을 알아봤다. 일단 회사에 놓고 쓸 것이기 때문에 그램 정도로 가벼울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개발용으로 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딱히 높은 사양도 필요 없다. 그저 외부 디스플레이에 연결하기 위한 HDMI 소켓만 있으면 된다. 처음에는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찾아봤다. 대체로 20만원 이하에서 원하는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업데이트는커녕 보안 패치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1년만 지나도 못 쓰게 되기 일수다. 게다가 이러면 재미없다. 이미 안드로이드는 질릴 정도로 써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것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Chrome OS다. 사실 Chrome OS에 관심이 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Chrome OS를 쓰고 싶어서 안 쓰는 노트북에 Chromium OS를 설치했으나 원하던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포기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공식으로 출시되는 크롬북을 사면 이런 삽질을 안 해도 되고, 최신 Chrome OS에는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 와 리눅스 컨테이너 를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크롬북도 리퍼 제품을 해외 직구하면 약 20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저가 모델의 경우

노트북 하판에 구멍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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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상판을 뜯어냈던 것 으로는 온도가 딱히 내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해보기로 했다. 노트북 아래 바람구멍을 내서 발열을 돕는 것이다. 당연히 하판에 구멍을 뚫는 것만으로는 크게 소용없겠지만, 쿨링 패드를 사용해서 아래쪽에서 끊임없이 바람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구멍을 뚫는 것만으로 꽤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됐다. 말하고 보니 이게 노트북에서 모니터를 뜯는 것보다 더 극단적인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손이 더 많이 가기 때문에 가능하면 하기 싫었던 일이다. 우선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작업으로 키보드를 분리해냈다. 어차피 모니터도 없는 노트북 USB로 키보드를 연결 못 시키는 상황이 오면 그때는 정말 버려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뜯어버렸다. 당연히 아무 곳에나 구멍을 뚫는 것은 크게 소용없다. 어디까지나 발열을 돕기 위한 것이므로 열이 많이 날 것 같은 곳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그래서 찾은 타깃은 다음과 같다. 1. 하드디스크 해봐야 40~50도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HDD의 발열도 생각보다 크다. 특히 금속 재질이기 때문에 노트북같이 밀폐된 공간에서는 다른 부품의 열을 받아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열보다 온도가 더 올라가기도 한다. 2. SSD 사실 SSD는 발열이 그리 크지 않다.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굳이 구멍을 낼 이유는 없을 것 같지만, 기왕 작업하는 김에 같이 구멍을 뚫었다. 3. 배터리 평소 배터리는 발열이 심한 파트는 아니다. 특히 내가 쓰는 환경과 같이 24시간 전원을 꽂아놓고 쓰는 경우 더더욱 배터리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온도가 올라가면 위험한 파트이기 때문에 특별히 구멍을 뚫었다. 4. RAM RAM은 특별히 오버클럭을 하지 않으면 딱히 발열이 심하지 않다. 그래서 아무 작업도 안 하려고 했다. 하지만 RAM 교체를 위해 부분적으로 열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었기 때문에 판을 여는 것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냥

노트북 상판 뜯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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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쯤 전에 노트북을 산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작은 모니터에서 코드 보는 걸 매우 싫어해서 일단 큰 화면이 최우선사항이었다. 다음은 크롬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16GB 이상의 RAM이 들어있는 것이었고, 마지막은 OpenCL과 OpenGL이 적당한 성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nvidia GPU가 있는 것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을 고르니 무게가 2kg이 넘고 사용시간은 4시간이 안 되는 Gigbyte의 U35가 나왔다. 결국 너무 무거운 무게 때문에 들고 다니지 않고 일반 컴퓨터보다 저전력, 저소음이라는 이유로 집에서 서버 대용으로 사용하고 다음 노트북 을 구매할 때는 무게를 제일 우선으로 고르게 됐다. 문제는 이 노트북이 최근 발열이 잘 안 되기 시작했다. 오래 써서 수명이 다 돼가서 그런지 1년 가까이 거의 24시간 켜놓은 것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발열을 시키기 위해서 상판을 열고 사용한다. 근데 이렇게 쓸 거면 상판을 떼고 모니터가 필요하면 외부 모니터를 사용하는 게 어떨까 싶었는데 이래도 GPU가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귀찮아서 안 하고 있었다. 근데 기종은 다르지만 어떤 컴갤러가 망가진 노트북 분해해서 쓰는 글 을 보고 별문제 없을 것 같아 분해해버렸다. 이 노트북은 이미 부품 교체하느라 여러 번 뜯어봤던지라 별문제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하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무선 랜카드의 안테나가 모니터 쪽으로 연결된 것이었다. 위 이미지의 붉은 네모가 안테나에서 나온 케이블인데 이게 노란 원으로 표시한 부분에 연결돼 있었다. 잠시 망설이기는 했지만, 네트워크는 그래도 최악의 경우에는 유선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분리했다. 예상했던 대로 무선 네트워크는 제대로 동작을 안 했다. 수신율이 떨어져서인지 패킷 유실이 많거나, 응답시간이 너무 길었다.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유선 랜을 사용하면 되지만, 이대로 무선을 포기하기는 약간 아쉬웠다. 그래서 일단 모니터에 안테나가 어떻게 설치돼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