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19의 게시물 표시

[책] 외교관 아빠가 들려주는 외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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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아빠가 들려주는 외교 이야기 는 이름 그대로 작가가 아들의 12살 생일 선물로 주기 위해서 쓴 책이다. 당연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쓰인 책답게 깊이는 얕지만, 문장이 가볍게 쓰여있어 부담 없이 쭉 읽을 수 있다.

[책]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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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는 내가 아는 경제학 교양서적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책이다. 후기를 보면, 두꺼워서 읽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이 책은 어디까지나 교양서적이다. 복잡한 내용은 빼고 가벼운 문체로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독해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무거워서 편하게 누워서 읽지는 못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죽은 경제학자들은 국부론 의 애덤 스미스, 인구 이론의 맬서스, 자유무역론의 리카도, 공리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 자본론 의 마르크스, 현대 경제학의 시조라고 볼 수 있는 앨프레드 마셜, 제도주의 경제학자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일반이론 의 케인스, 통화주의자 프리드먼, 공공선택이론을 주장한 뷰캐넌이다. 이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현대 경제학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근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갤브레이스와 프리드먼은 2006년 뷰캐넌은 2013년에 사망했는데 이 책은 1989년에 출판했다. 혹시 원제는 다른가 싶어 찾아봤는데 원제도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 다. 즉, 저자 토드 부크홀츠 는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들을 죽은 경제학자라고 부르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뭐 같이 올라간 다른 진짜 죽은 경제학자들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그들과 같은 급으로 분류해주는데, 죽은 경제학자라고 부른다고 뭐라고 하진 않았을 것 같지만. 초판 원서 살아있는 그들을 죽은 경제학자라고 칭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서의 표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I DEA S와 DEA D의 DEA를 같은 폰트로 위아래에 배치하였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들을 죽여버린 이유가 이 표지 디자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책이 고전이 되어 뷰캐넌을 비롯한 남은 경제학자들이 죽은 뒤에도 읽힐 거라는 자신감에서 쓴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적으로 사용한 타이포그래피라는 것을 개정판을 보고 확신했다.

[책] 폴 데이비스의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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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How to Build a Time Machine 으로 타임머신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학 이론들을 수학 없이 소개한다. 수학 없이 개념적으로만 소개하기 때문에 너무 가볍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수학이 없기 때문에 과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교양으로 읽기 쉽다.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작품을 쓰는 사람은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책] 영어는 3단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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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3단어로 라는 제목은 눈을 끌기 위한 약간의 과장이고, 복잡한 문장을 써서 틀리느니 주어 + 동사 + 목적어 의 3형식 문장을 만들어 쓰라는 것이 주제다. 제목에는 대화가 되는 초간단 영어법 이라고 돼 있지만 그보다는 회사에서 영어로 메일 쓸 때 유용하다. 대화하는데도 간단하게 말하면 좋겠지만, 대화는 보통 양방향이다. 내가 간단하게 말해도 상대방이 복잡하게 말할 수도 있어서, 결국 복잡한 표현도 다 외워야 한다. 대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작문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된다.

[영화] 비욘드 포세이돈 어드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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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Poseidon Adventure 재난 영화의 고전 명작 포세이돈 어드벤쳐 의 후속작이다. 폭풍 때문에 화물을 잃어버린 수송선 선장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침몰 중인 포세이돈 호에 들어가 남은 귀중품을 훔치는(?) 것으로 극이 시작한다. 그 와중에 포세이돈 선의 생존자들과 생존자를 구출하러 온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극이 전개된다. 나름 반전도 있고, 액션도 있고, 이것저것 있을 건 다 있는데 재미는 별로 없다. 그냥 안 보는걸 추천한다. 특히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재밌게 봤던 사람은 보면 마상입을 수도 있다. 일단 장르가 달라진다. 전작인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재난 영화다. 쓰나미로 뒤집힌 배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갈등은 있지만, 빌런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도 악의적으로 주인공 일행을 괴롭히지 않는다. 재난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욕심 때문에 파멸을 불러오는 자본가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쓰나미라는 자연 현상으로 불우하게 배가 뒤집히고 등장인물들은 물이라는 자연으로부터 살아남기에 바쁘다. 해결책도 문제의 원인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망치는 것뿐이다. 이런 사실들로부터 오는 특유의 좌절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근데 이 영화는 그냥 액션 영화다. 배 안에서 극이 전개되지만, 가라앉고 있는 배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배경일 뿐이다. 사건은 인간 때문에 발생했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으로 해피엔딩이 보장된다. 전작의 긴장감과 감동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만화] 팝 팀 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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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와 부쿠부,  팝 팀 에픽 내용보다 초월 번역이 쩐다고 유명했던 4컷 만화. 어떤지 궁금해서 사봤는데 딱히 재밌지는 않다. 일단 일본 서브컬쳐에 익숙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를 내용일 텐데, 알아본다고 해서 딱히 재밌지는 않다. 다 읽고 내가 그렇게 늙었는지 요즘 사람들 유머 감각이랑 그렇게 많이 달라졌는지 잠시 고민해봤을 정도다. 생각해보니 개그콘서트를 봤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다. 다들 재밌다고 난리인데 난 그게 왜 재밌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다만 온갖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짤방과 스티커를 건질 수 있다.

[책]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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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브래그,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 부터 시작해서 세상에 영향을 크게 준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프린키피아 , 종의 기원 , 국부론 , 여성의 권리 옹호 등 이유를 듣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는 책들도 있지만 몇몇 책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킹 제임스 성경 ( KJV )을 12권 중 하나로 뽑았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도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KJV 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에서도 널리 읽히는 성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 성경을 구한다면, 아마 KJV 나 NIV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성경이 아닌 KJV 가 세계를 바꿨다고 할 수 있는가는 모르겠다. 저자는 KJV 의 유수한 영어 표현이 후에 쓰이는 글들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하지만, 그건 영어에 영향을 준거지 세상을 바꿨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크라이트의 방적기 특허 신청서는 전혀 납득이 안 된다. 아크라이트가 사용한 수력 방적기는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증기기관과 함께 그 시대를 바꾼 물건이다. 하지만 아크라이트가 신청한 특허 신청서가 세상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일단 그 당시 발명된 수력 방적기는 아크라이트의 것이 유일한 것이 아니었다. 그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크라이트였을 수는 있지만, 그의 특허는 결국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소송에 패소해 특허 취소가 되기까지 한다. 거기에 축구협회 규정집 과 셰익스피어 작품집 ?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고, 셰익스피어는 세상에 둘도 없을 훌륭한 극작가라는 것은 동의한다. 근데 세상에 영향을 준 책 12권을 뽑는데, 이름을 올릴 정도인가? 사실 그 이유는 저자 멜빈 브래그 가 영국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영국에서 나온 12권의 책들만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사실 영국인이 지은 책으로 한정한 것이 그의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된다. 예상치

[책] 서양 무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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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주, 서양 무기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시리즈의 하나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전까지 무기와 전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애초에 소책자고 많은 내용이 들어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근대전 이후의 내용은 기대보다 알차다. 문제는 고대와 중세의 내용이 개판이다. 고대 그리스군이 쓰는 장창의 무게가 23kg이라고 하지 않나(어딘가에서 2.3kg이라고 쓰여 있는 걸 잘못 베낀 것 같다. 상식적으로 23kg 무게의 창을 들고 다니면, 적을 만나기 전에 지쳐 쓰러진다.), 로마군이 그리스군을 무찌른 이유가 근거리 백병전으로 끌고 가서라고 하지 않나. 중세에 관해서는 많은 내용을 생략했고, 사실 기왕 이럴 거면 아예 건너뛰는 게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틀린 내용이 많이 있다. 이렇게 불균형하게 된 이유는 저자 약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저자 전공이 제1차 세계대전이다. 이렇게 될 거면 차라리 지난번에 리뷰한 구두 처럼 근대 이전은 전부 스킵하고 전공 분야에 대해서 더 상세히 적는 게 어땠을까 싶다.

[책] 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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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원제는 Shoes: A Brief History 인데, 사실 중세 이후 유럽, 그것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신발의 역사만을 서술했다. 한정된 지역의 신발만을 추적한다는 것을 알고 보면 나쁘지 않다. 2~3페이지에 한 장 정도로 삽화와 사진이 많다. 덕분에 묘사만으로 추측하기 힘든 구체적인 모습까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