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Contrast

인디 게임사 Compulsion games에서 개발한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인 이라는 캐릭터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이 능력을 이용해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는 컨셉의 퍼즐만 나온다. 하지만 퍼즐들이 다들 참신해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고 일관성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몰입도가 높다.

툼 레이더나 페르시아의 왕자 같은 다른 퍼즐게임들은 퍼즐은 부차적인 요소로 들어가고, 액션이 주된 게임 요소지만, 이 게임은 순수하게 퍼즐 적인 요소만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퍼즐 게임이라서 게임은 마음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도 없고, 아무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버튼 연타해야 하는 상황도 없고, 순수하게 퍼즐에만 집중하면 된다. 가끔 타이밍을 요하는 퍼즐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컨트롤은 필요하지만, 어차피 페널티 없어서 그냥 부담 없이 플레이하면 된다.

인디게임이라 그런지 플레이 시간은 매우 짧다. 그냥 엔딩 보는 것만 목표로 쭉 진행하면 길어도 2시간이면 깨고, 어느 정도 컬렉션을 모았는데도 4시간밖에 안 걸렸다. 컬렉션 요소로 수집품이랑 전구가 있는데, 수집품은 다 모으고, 전구는 몇 개 못 모았다. 사실 조금만 더 하면 전구도 다 모았을 텐데 모아봐야 변하는 게 없어서 안 모았다. 수집품은 모으면 메인화면의 수집품 목록이 변하는데, 전구는 그런 게 없어서....

근데 재미있는 퍼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추천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차라리 스토리적 요소를 다 빼고, 스테이지 방식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었으면 오히려 추천했을 것 같다.

아래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주요 내용은 플레이어인 이라는 누님 캐릭터가 디디라는 아이의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내용으로 첫 번째 챕터에서 헤어졌던 부모님이 다시 만나고, 챕터 2와 챕터3에서 디디이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마지막에는 가족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전형적인 감동적인 스토리이다. 하지만 추천할 생각이 안 드는 이유가 스토리가 전형적이라서는 아니다.

전형적인 스토리는 둘째치고, 플레이어인 의 정체와 그림자를 오가는 능력에 대한 해설이 3 챕터에 가서야 설명이 된다. 문제는 이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뜬금없다. 앞의 두 챕터를 진행하는 동안 아무런 복선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인기가 없어져서 급하게 연재 중단된 만화를 보는 것 같다.

마지막 챕터를 보면 디디의 친아버지, 빈센조의 조수이고, 그림자로만 간섭이 가능한 평행세계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는데, 챕터 3에서도 중반부 이후인 등대에 들어가기까지 빈센조가 관련 있다는 것이나, 평행 세계에 대한 언급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등대에 들어가고 나서야 그런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나온 정보들이 조합되어갈 때쯤 급하게 엔딩이 나온다. 정말이지 급하게 엔딩이 나온다.

인디 게임이니 자금적 여유가 없어 급하게 출시된 게 아닐까 한다. 대형 개발사라면 용납할 수 없지만, 인디 게임 개발사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돈 주고 산 게임인데 싶어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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