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멜빈 브래그,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멜빈 브래그,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부터 시작해서 세상에 영향을 크게 준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프린키피아, 종의 기원, 국부론, 여성의 권리 옹호 등 이유를 듣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는 책들도 있지만 몇몇 책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킹 제임스 성경(KJV)을 12권 중 하나로 뽑았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도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KJV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에서도 널리 읽히는 성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 성경을 구한다면, 아마 KJVNIV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성경이 아닌 KJV가 세계를 바꿨다고 할 수 있는가는 모르겠다. 저자는 KJV의 유수한 영어 표현이 후에 쓰이는 글들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하지만, 그건 영어에 영향을 준거지 세상을 바꿨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크라이트의 방적기 특허 신청서는 전혀 납득이 안 된다. 아크라이트가 사용한 수력 방적기는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증기기관과 함께 그 시대를 바꾼 물건이다. 하지만 아크라이트가 신청한 특허 신청서가 세상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일단 그 당시 발명된 수력 방적기는 아크라이트의 것이 유일한 것이 아니었다. 그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크라이트였을 수는 있지만, 그의 특허는 결국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소송에 패소해 특허 취소가 되기까지 한다.

거기에 축구협회 규정집셰익스피어 작품집?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고, 셰익스피어는 세상에 둘도 없을 훌륭한 극작가라는 것은 동의한다. 근데 세상에 영향을 준 책 12권을 뽑는데, 이름을 올릴 정도인가?

사실 그 이유는 저자 멜빈 브래그가 영국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영국에서 나온 12권의 책들만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사실 영국인이 지은 책으로 한정한 것이 그의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저자의 세계관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그는 축구(football), 골(goal), 주장(captain)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에서 모두 같은 발음이기 때문에 축구가 만국 언어라는 것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세계의 범위를 알 수 있다.

좋은 소재였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작가의 한계 때문에 결국 영국을 바꾼 12권의 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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