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사가판 조류도감 & 어류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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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판 조류도감 사가판 어류도감 일본의 유명 괴기 만화가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이다. 모로호시라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면 예상할 수 있겠지만, 사실 표지만 봐도 알지만, 실제 존재하는 조류나 어류 도감이 아닌 상상 속 동물을 그린 기괴 만화다. 상상 속의 동물이긴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동물을 관찰하여 그렸기 때문에 괴이할지언정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러 에피소드로 나누어진 옴니버스식 구성인데, 몇몇 에피소드는 연결되지만, 별개의 에피소드로 봐도 될 정도로 각각의 에피소드가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하지만 스토리를 보기보다는 모로호시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보는 게 더 재밌다. 하지만 추천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다른 모로호시의 작품들이 다 그렇듯이, 호불호가 갈릴 것이기 때문에 망설여진다. 모로호시의 감각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재밌게 볼 것이고, 취향이 안 맞으면 심각하게 재미없는 만화일 것이다.

[책]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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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우리나라에 출시된 책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지만, 굳이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다. 보통 그리스 로마 신화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현대에 소개한 것은 전적으로 토머스 불핀치 의 공이다. 그는 당시에 민간에 퍼져있던 신화들을 하나로 모아 책으로 발간했는데, 이게 현대에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원전처럼 사용된다. 토머스는 단순히 신화를 모았을 뿐 아니라 당시에 시로 전해지던 신화를 전부 산문으로 번역하여 재구성했다. 이것 덕분에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널리 읽혀서 현재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면 토머스 불핀치의 책에 있는 내용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실제 내용과 상관없이 다들 불핀치를 원저자에 넣을 정도다. 다만 19세기 쓰인 책이며, 저자인 불핀치가 신화 연구가라기보다는 작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화학자들이 보는 것과 중요시하는 것이 다르다. 예를 들어 신화학자들은 보통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핵심 사건으로 트로이 전쟁을 뽑는다. 실제로 호메로스 일리아스가 쓰인 이후 일리아스의 인물과 사건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나머지 그리스 신화가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불핀치의 저서에서는 일리아스가 단순히 지나가는 한 사건 정도로 묘사되어 한 꼭지를 담당할 뿐이다. 또한, 보통의 신화학자라면 각 인물과 사건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에 집중하여 묘사했겠지만, 불핀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담담하게 서술할 뿐이다. 덕분에 그리스인의 세계관을 보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어떤 인물이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점이 대중에게 크게 어필한 것이 불핀치 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불핀치의 지식이 그리스 신화 이외에는 크게 깊지 않다는 것이다. 19세기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북유럽

[책] 힘있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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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인가 2018년이었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한참 열심히 글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봤자 일주일에 한 개를 못 썼지만. 힘있는 글쓰기 도 그 당시 읽은 책 중 하나다. 나는 글 쓰는 속도가 워낙 느리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그때 이 책을 읽고 글 쓰는 속도를 올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저자의 요점은 잘 쓰는 것이 아닌 많이 쓰는 것을 목적으로 최대한 많은 문장을 뱉어내고, 첨삭을 통해 글을 완성하라는 것이다. 정말 재능있는 작가가 아니면 좋은 문장으로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 나,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좋은 문장으로 글을 완성하려고 하면 글은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단 많이 쓰고, 안 좋은 문장들을 다 쳐내서 나쁜 문장을 지우는 방식으로 글을 완성하라고 충고한다. 세상에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전업으로 글을 쓰거나, 취미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도 모두 언젠가는 글을 쓴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페이스북에 뻘글을 쓰는 것도 글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책] 경제학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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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는 지난번에 리뷰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와 함께 가장 유명한 경제학 교양서적 중 하나다. 원제는 The Undercover Economist 인데 이름 그대로 이 책은 경제학의 중요한 개념을 자신이 경제학자라는 것을 숨긴 것처럼 일상의 용어와 예시를 이용하여 설명한다. 어려운 용어나 수식 없이 개념들을 설명하기 때문에 읽기 쉽다. 하지만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가 경제학사에 가깝다면 이 책은 하나하나의 토픽에 더 집중한 괴짜 경제학 에 가깝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제목을 경제학 콘서트 라고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콘서트와 아무 상관 없다. 책 이름을 *** 콘서트라고 쓴 책은 많다. 어쩌면 일종의 유행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학 콘서트보다 먼저 출판된 책 중에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와 지혜로운 삶을 위한 철학 콘서트 뿐이다. 둘 다 2003년 출시됐고, 경제학 콘서트가 2006년 출시된 이후 다른 책들이 제목에 콘서트를 쓰기 시작했으니 오히려 유행을 만든 편에 속한다. 당시 유행했던 개그 콘서트 때문인가? 어찌 됐든 이 책은 어떻게 봐도 콘서트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적절한 구성은 아니다.

[만화] F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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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LES 는 DC 코믹스 산하 Vertigo Comics에서 출판한 그래픽 노블로 텔테일 게임인  The Wolf Among Us 의 원작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The Wolf Among Us가 Fables의 프리퀄이다. 작품은 동화 나라가 마왕에게 침공당하면서, 많은 캐릭터가 현실 세계로 도망쳐 온 지 수백 년이 지난 현대에서 시작한다. 모든 걸 잃고 도망쳤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힘든 삶을 살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모습이 아닌 캐릭터들은 동화 세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뉴욕 북부의 농장에서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한다. 동화 속 캐릭터들은 딱히 정해진 수명은 없지만 살해당하면 죽는다. 다만, 유명한 동화 속 캐릭터는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에서 부활하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마법적인 힘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힘은 죽은 인물을 대신하여 같은 특성을 가지는 다른 인물이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샌드맨 의 영원 일족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1권은 크게 2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The Wolf Among Us 의 주인공이기도 한 빅비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동화인들이 살고 있는 동화망명시의 부시장인 백설이 북부 농장의 반란을 진압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1권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소개하는 느낌이라 그리 재밌지는 않다. 사실 이 작품은 전에 원서로 읽으려고 하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이 작품의 재미는 대부분 동화 속 캐릭터를 이리저리 꼬고 엮어서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하는 데서 나온다. 근데 주요 인물들은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동화 속 캐릭터들이지만,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동화나 동요 속 캐릭터도 등장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번역서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역자가 꼼꼼히 주석을 달아주었기에 한결 쉽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