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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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지 이십 년 된 영화라 아무 고민 없이 스포일러 포함했습니다. 두 번 봐도 아깝지 않은 영화니, 혹시 보실 계획 있으신 분은 본문 읽기 전에 읽고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책] 하룻밤에 읽는 서양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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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 사상 - 토마스 아키나리 신학을 전공한 일본인이 서양 철학에 관해 쓴 책은 어떤 느낌일까? 언뜻 보기에 어색해 보이는 조합이 눈에 띄어서 읽게 됐다. 처음 읽을 때 기대했던 것은 중세 철학 파트였다. 저자가 신학을 전공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토마스 아퀴나스 를 닮은  토마스 아키나리 라는 이름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특히 기독교도 사상의 하나로 설명하는 부분에서 기대감은 극대화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중세 철학은 별거 없이 순식간에 끝났다. 근대 철학과 현대 철학은 예상보다는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그래도 그냥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넘어가는 수준이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청소년을 위한 서양 철학사 와 비교하면 일장일단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서양 철학사 는 철학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그 사상이 태어난 시대적 배경과 철학자들의 삶도 살짝 소개하고 넘어간다. 반면 이 책은 철학자보다는 그 철학자의 사상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한다. 그래도 둘 중 하나를 추천하자면 청소년을 위한 서양 철학사 쪽을 더 추천한다. 책 내용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용어 때문이다. 일본은 번역 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해 있다. 최신 논문도 바로바로 번역되기 때문에 영어를 못해도 최신 학문을 공부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매우 부럽지만 우리는 공부를 하려면 영어를 배워야 한다. 그래서 하룻밤에 읽는 서양 사상 에 나오는 한자어로 번역된 철학 용어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번역하니 생각난 건데 우리나라는 정말 번역 분야가 미흡하다. 논문이 번역되는 건 본적도 없고, 고전이라고 불리는 서적들도 드디어 번역됐다고 해서 찾아보면 일부만 따와서 번역하는 초역인 경우가 더 많다. 전공 서적조차도 번역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사실 번역본이 있어도 원서를 보는 게 더 좋을 정도로 번역의 질이 심각할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는 돈이 없어서다. 번역가라고 대강 번역하고 싶었을까. 그저 우리나라의 출판 시장 자체가 안 좋다 보니 번역가가 받을

[책] 김하중의 중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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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두 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솔직히 2권을 볼 거라면 1권은 볼 필요가 없다. 1권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권을 읽는 순간 1권을 샀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된다. 애초에 이건 두 권으로 낼 이유가 없는 책이다. 중국 이야기 는 2013년 출간됐다. 하지만 1권은 실질적으로는 2003년 이전에 쓰인 책이라고 봐야 한다. 2003년에 저자는 이미 떠오르는 용 중국 이라는 책을 출판한 적이 있다. 이 책에 후진타오 시절을 살짝 추가해서 재출간한 것이 1권이다. 추가된 자료들을 보면 늦어도 2010년경에는 원고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후진타오의 중국까지밖에 모른다. 2권에는 2012년 말 있었던 제18차 중국공산당 당대회를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2권은 그 후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2권이 1권 이후의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2권의 대부분은 1권에서 했던 얘기의 반복이다. 즉, 1권을 기반으로 지울 내용은 지우고 추가할 것을 추가해 만든 것이 2권이다. 1권을 초고로 보고 2권을 완성본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내용이 많이 겹친다. 차라리 1권을  떠오르는 용 중국 의 개정판으로 내고 2권은 별도의 책으로 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두 권으로 나뉘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불만이지 내용 자체는 좋다. 애초에 역대 최장기 중국 대사가 쓴 책이다. 현대 중국에 대해서 저자보다 잘 아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이전, 즉 구 중국 시절에 관한 서술은 별로다. 전체적으로 현재 존재하지 않는 중국, 구체적으로는 문화대혁명 이전의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문화대혁명 이후 몰락한 중국을 강조하기 위한 극적 장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 요순시대를 생각하며 '그때는 좋았는데'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책] 괴짜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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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은 일반 통념에 어긋나는 현상들을 경제학적 지식으로 설명하였다. 이 주제들이 일반적인 경제학에서 다루던 분야들이 아니므로 괴자(freak)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일상 이야기에서 시작해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는 경제학 콘서트 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은 크게 차이가 있는데 경제학 콘서트 는 경제학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일상생활을 예시로 든 것이라면, 괴짜 경제학 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현상을 경제학으로 설명했다. 다만 설명하는 수단이 경제학일 뿐 경제학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라서 경제학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관심 있을 내용은 아니다. 경제학보다 사회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 지도로 보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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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 파스칼 보니파스 여러 테마로 지도를 보여주고 그에 관한 설명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근데 2010년에 쓰인 책치고는 자료나 해석이 너무 구식이다. 게다가 마지막 장인 "각국 관점에서 본 세상"을 유럽인의 관점을 뛰어넘은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노력은 가상하지만 읽다 보면 저자가 유럽인이라는 것이 보인다. 굳이 마음에 드는 점을 뽑으라면 지도를 그릴 때 주제에 맞게 다양한 도법을 사용한다는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