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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몰토크 - 대화가 쉬워지는 말의 공식

스몰토크 - 임철웅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 스몰토크라는 것이 유행이다. 뭐라도 되는 것처럼 보이려고 스몰토크라고 쓰지만, 영어로는 그냥 small talk이다. 즉, 스몰토크는 본질적으로 그냥 잡담이다. 이걸 굳이 연습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같은 잡담이라도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남녀 불문하고 인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잡담을 잘하기 때문이 아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잡담을 잘하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잘 기억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토픽을 잘 캐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지 이유는 아니다. 잡담을 잘하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타인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이걸 마음가짐을 바꾸지 않고 행동만 공식처럼 외워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어차피 사람들은 언젠가 본성을 눈치챈다.  영업직이나 사업하는 사람처럼 성향에 상관없이 모르는 사람과 잡담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연습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라면 스몰토크를 연습할 시간에 Smalltalk 으로 프로그래밍이나 할 것이다.

[게임] Avaris 2: The Return of the Empress

18,000 vs 18,000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구매했는데 이래저래 문제가 많다. Avaris 2 의 주인공은 사막에 있는 Avaris 왕국의 여왕이다. 근데 이름만 여왕이지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쿠데타가 일어나 왕국에서 쫓겨나기 때문에 여왕다운 일을 하는 것은 볼 일이 없다. 쫓겨난 여왕은 이웃 나라인 Orsas 왕국과 손을 잡아 군사를 지원받는다. Orsas 왕국의 지원군과 여왕 근위대를 이용해 반란을 일으킨 장군을 처단하고 왕국을 되찾는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다. 여왕이 어느 정도 지휘가 가능한 것은 여왕의 근위대뿐이다. 이들은 여왕을 따라다니며 주변에 있는 적을 공격한다. 하지만 이들도 다른 전략 게임처럼 세밀한 조종을 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진행 방향은 지정할 수 있지만 어떤 적을 공격할지는 알아서 판단한다. 이마저도 체력이 많이 떨어지면 여왕을 따라다니기보다 도망치는 것을 선택한다. 여왕의 근위대는 최대 600명 밖에 가질 수 없다. 대부분의 아군은 Orsas의 지원군인데 이들은 여왕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 이들의 행동 패턴은 두 가지뿐이다. 자신에게 체력이 많으면 적에게 돌격한다. 체력이 적으면 도망친다. 이는 Orsas의 왕도 마찬가지다. 일반 병사보다 체력이 높고 공격력이 세지만 AI가 단순해 적에게 포위당해 죽기 일쑤다. Orsas 왕의 죽음도 패배 조건에 들어가기 때문에 플레이하다 보면 없느니만 못한 동맹이라는 생각이 든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적도 이와 같은 단순한 인공지능을 가졌다. 승리 조건이 적을 전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적장의 목을 베는 것이기 때문에 적장 근처에 여왕이 가기만 해도 알아서 돌격하다 죽어 쉽게 이길 수 있다. 멍청한 아군과 멍청한 적군이 싸우기 때문에 의외로 밸런스는 맞는다. 문제는 플레이어가 개입하기 전에 전투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전투가 시작하자마자 적장에게 돌격해 빠르게 전투를 끝내는 수밖에 없다. 결국 아무리 많은 병사가 나오는 전투라도 소수의 병사가

[책] 악마의 정원에서 : 죄악과 매혹으로 가득 찬 금기 음식의 역사

악마의 정원에서 - 스튜어트 리 앨런 역사 속 다양한 음식들을 칠죄종 에 따라 장을 구분하였다. 금기라는 테마를 칠죄종과 엮는 것은 가톨릭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시도였다. 음식에 대한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으로 어떻게든 커버하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그래도 옷에 몸을 맞춘듯한 어색함은 어쩔 수 없다. 음식과 연관시키기 좋은 폭식 같은 주제는 별문제 없다. 색욕 , 나태 , 탐욕 의 경우에도 왜 여기서 다뤄야 하는지 의아한 음식들이 있기는 하지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분노 나 오만  같은 챕터는 아무리 관대한 마음을 가져도 넘어가기 힘들다. 작가도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모호하게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더 나아가서 질투에 해당하는 음식은 찾을 수 없었는지 은근슬쩍 챕터명을 불경(blasphemy)이라고 바꿔놓았다. 게다가 작가의 역사 지식이 음식 지식에 미치지 못한다. 작가가 서술하는 많은 얘기가 역사와 민담이 섞여 있다. 저자는 자신도 자신이 말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사료로 증명할 수 있는 역사인지 일개 민담이나 야사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최소한 구분하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는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언제나 역사보다 민담이 재밌다. 그렇다고 재미를 위해 둘을 구분 없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사료에 기반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설과 다를 바 없다.

[게임] 로스팅 리포트:대학생 수면제 사망사건

로스팅 리포트:대학생 수면제 사망사건 비주얼 노벨 엔진 기반으로 만들어진 추리 게임이라고 해서 별 기대 없이 플레이했는데, 의외로 정석적인 안락의자 탐정 구조를 가진다. 주인공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용의자들의 증언만으로 범인을 찾는다. 용의자는 3명. 할 수 있는 질문은 총 17개로 10번의 질문 내로 범인을 찾아내 맞추면 된다. 엔딩의 종류는 범인을 지목했지만, 근거를 들지 못하는 엔딩이 4개. 잘못된 범인을 지목하는 엔딩 15개. 제대로 된 추리를 하는 엔딩까지 해서 총 20개의 엔딩이 존재한다. 질문의 조합에 따라 범인을 지목할 때 쓸 수 있는 근거가 달라지기 때문에 엔딩을 전부 수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20개의 엔딩을 모아야 하지만 오래 걸리지 않는다. 플레이타임이 짧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엔딩 수집 노가다를 하기 위한 시스템이 편리하게 구현돼있는 것이 크다. 비주얼 노벨 엔진 기반이라 그런지 기타 추리게임과 다른 시스템을 2개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본 적 있는 대사와 그렇지 않은 대사를 구분해 본 적 있는 대사를 빠르게 건너뛰는 기능이다. 비주얼 노벨에서는 흔하지만 추리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기능이다. 또 하나는 선택한 선택지를 취소할 수 있는 기능이다. 엔딩 수집을 위해서는 반복되는 과정을 많이 거쳐야 하고 하나라도 실수하면 지루한 반복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선택지 취소 기능이 있기 때문에 실수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책] 도쿄 기담집

도쿄 기담집 - 무라카미 하루키 귀신 이야기의 기담이 아닌 " 아, 그런 일도 있었나요? 참 신기하네요 "라는 느낌의 기담이다. " 우연한 여행자 ", " 하나레이 만 ", " 어디에서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 ", " 날마다 이동하는 신장처럼 생긴 돌 ", " 시나가와 원숭이 "의 총 5편의 소설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저 이야기 5개를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이 소설들은 기담이다.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기담이니까. 현실적이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하지만 도쿄 기담집의 소설들은 현실적이다. 소설이라는 것이 분명한데 생생하게 살아서 다가온다. 비현실적이고 기이한 이야기를 독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첫 소설인 " 우연한 여행자 "는 저자의 경험으로 시작한다. 우연히 놀라운 일을 겪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자신의 직업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그리고 작가의 지인이 겪었다는 평범하지 않지만 있을법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하루키가 소설가인 이상 모든 것은 소설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소설에서 독자를 기이한 세계로 떠민다. 절벽에서 죽일듯한 기세로 순식간에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출근길에 인파에 밀려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밀어낸다. " 날마다 이동하는 신장처럼 생긴 돌 "에 도착할 때쯤이면 너무 밀려났나 싶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게 돌이 어떻게 움직이나.  도쿄 기담집 에 담긴 단편 중 가장 비현실적인 제목이다. 사실 도쿄 기담집 에 실린 그 어떤 소설보다도 현실적이다. 누군가에게는 있을법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방심하고 있을 때 만난 " 시나가와 원숭이 "는 괴이의 세계로 가는 롤러코스터다. 잔잔하게 흘러갈 것 같았던 이야기는 원숭이와 함께 현실에서 괴이의 세계로 수직 낙하한다. 이 소설이 재밌는 것은 구성 때문만은 아니다. 필력이 없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