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해킹과의 미니키보드중에서 tilde(~)와 backspace의 위치가 신경쓰여 못들고 다니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이아웃으로 꽤나 인기있어 생산이 중지되고 다음 버젼이 나오고 있는 지금도 주문 요청이 꾸준하게 들어오고, 중고시장에서도 없어서 못팔고 있는 물건 중의 물건이다.
이놈을 몇달 전부터 휴대용으로 사서 들고다니고 싶다고 IRC에서 소리치고 다녔더니, P형이 자신이 가진 청축 Poker X를 업어가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청축 특유의 소음때문에 휴대용으로 쓸 수 없는 관계로 재생산만을 기다리다가 4월에 수입하겠다던 레오폴드로부터도 딱히 긍정적인 반응을 볼 수 없어서 결국 포기하고 P형의 청축포커를 가지고 왔다.
보강판이 없는 모델인 덕분에 보강판을 때리는 거친음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청축특유의 딸깍음은 어쩔 수 없어 집밖에서 쓰려면 욕먹을 각오를 해야한다.(실제로 써보고 욕먹었다.)
집에서만 쓸거라면 미니키보드의 장점이 사라지기 때문에 스위치를 조용한 적축과 흑축의 조합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앞에서 말했듯이 보강판이 없기 때문에 기판을 분리하는건 매우 쉽다. 그냥 키캡을 빼서, 나사만 풀어주면 기판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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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조절을 잘못해서 스위치 옆의 보조장치가 빠져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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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desoldering이라고 부르는 납을 제거하는 작업인데, 포커는 녹는점이 높은 무연납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납이라면 적절히 녹여서 스위치를 밀어내는것만으로 가능하였겠지만, 무연납에 그런 묘기를 부릴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desolder pump가 있는 학교로 이동하여 작업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desolder pump도 기본적으로 유연납을 제거하기 위한 장치기 때문에, 결국 2시간에 걸친 중노동을 해야만 했고, LED가 납땜 되어 있는 곳은 열을 충분히 가할 수 없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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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는 뽑았지만 LED는 다리가 뿌러지며 처참하게 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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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위치 중 하나는 다리 하나를 부러트리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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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를 전부 뜯어낸 기판의 모습 |
이번 컨셉은 조용한 차등키보드였기 때문에 흑축과 적축의 조합을 리얼포스 차등의 조합을 참고하여 키를 조합하였다.
기본적으로는 리얼포스의 키 배치를 배꼈지만, 포커에서 방향키로 쓰이는 ASDW와 오른쪽 Ctrl, Window, Application, Shift키에 같은 키압을 주기 위해 흑축을 이용하였고 왼쪽 아래의 컨트롤 키를 새끼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으로 누르는 개인적인 버릇 때문에 이 부분에 흑축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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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판이 없는데다가 요새 나오는 스위치에는 보조다리가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삐뚜룩하게 꽂혔다. |
개조 결과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아무래도 기계식이다 보니 멤브레인만큼 조용할 수 는 없지만, 기존의 청축이나 회사에서 쓰고 있는 마제갈축에 비하면 매우 조용한 키보드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약간 남아있었는데, 일단 청축의 키감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키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약간 퇴화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과, 스위치가 삐뚜룩하게 꽂혀있기 때문에 보조 스위치가 있는 스페이스나 엔터키 등은 적축 특유의 가벼운 느낌을 완전히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청축에 비해 키감이 떨어지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지만, 삐뚜룩하게 꽂혀있는 스위치들은 조만간에 다시 작업을 하여 고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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