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질라 VS. 콩

출처 - 위키피디아

대부분의 괴수 영화가 그렇듯이 크게 괴수와 인간, 두 개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괴수 이야기를 담당하는 것은 . 고질라보다 자연재해에 가까운 존재인 만큼 별도의 이야기는 없다. 모나크는 고질라의 싸움을 막기 위해 스컬 아일랜드에 돔을 만들어 을 보호하고 있다. 보호를 받으며 고질라에 필적할 만큼 성장했지만 오랜 감금 생활 때문에 인간들한테 열 받아 있다. 그나마 이 지능이 있는 존재라서 참고 있는 상황. 이런 을 달래가며 그가 살 새로운 집을 찾아주는 것이 과 함께 진행되는 이야기이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스토리다.

인간 이야기를 담당하는 것은 전작에도 등장했던 매디슨 러셀. 그는 모나크 소속인 마크 박사와 엠마 박사의 딸인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음모론에 빠져 살고 있다. 그러던 도중에 고질라에게 공격당한 에이펙스에 관한 음모를 파악하기 위해 회사에 잠입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괴수 영화가 그렇듯이 러셀의 이야기는 없어도 서사 진행에 아무런 영향을 안 주니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냥 설정 풀어서 말하는 내레이션 대용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랑 같이 다니는 사람들도 있는데 굳이 매디슨 파트만 인간 이야기라고 한 이유는, 쪽은 어디까지나 초점이 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쪽은 쓸데없는 인간들 이야기 안 하고 이 뭐 하는지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이쪽 서사는 정말 훌륭하다. 다른 감독이면 한참을 낭비했을 지구공동설이나 반중력 엔진 같은 있으나 없으나 상관 없는 자잘한 설정들은 그냥 대사 한 줄로 넘겨 버린다. 이것 만으로도 관객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애덤 윈가드 감독이 확실히 알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물론 괴수 영화 팬으로서는 2시간 전부 괴수로 채우는 게 제일 재밌을 테지만 그러면 제작비가 감당인 안 될 테니 이해해줄 수 있다.

근데 매디슨 파트는 진짜 최악이다. 그놈의 Nerds save the world. 언제까지 밀어붙일 건지. 나도 그렇고, 괴수영화 좋아하는거 대부분 너드인 거 아는데 그렇다고 괴수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건 아니다. 이놈의 "Nerds save the world"가 뭐가 문제인가 하면, 특별한 능력을 받은 것도 아니고 선천적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닌 놈들이 사건을 해결해야 하므로 해결방법이 허술해진다는 거다.

스포일러 열기

캐릭터나 설정이나 세세한 부분에서 불만은 많은데 그래도 재밌게 봤다. 사실 영화 보는 중에는 그런 거 신경 쓰기 전에 고질라이 열심히 날뛰기 때문에 신경 쓸 틈이 없다. 그냥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쉬웠다는 정도. 어차피 괴수 영화는 액션씬만 좋으면 된다는 걸 철저히 느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괴수들 싸우는데 인간이 끼어들지 않는다. 이전 작품들, 특히 킹 오브 몬스터에서는 괴수님들이 몸으로 대화하는데 자꾸 사람들 리액션 보여주느라 뭐 하는지 모를 지경이던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액션씬을 끊지 않는다. 그래서 여전히 사람들 나오는 부분은 재미없기는 한데 그래도 방해는 안 하니까 참을 수 있는 정도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놈들이 밝은 데서 싸운다는 거다.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는 기술력의 한계를 숨기기 위해서인지 어두운 데서 싸워서 "뭘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싸우긴 했나 보네"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번 영화의 괴수들은 낮에 싸우든, 조명 있는 곳에서 싸우든 밝은 데서 싸워서 좋았다. 특히 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체능력을 커버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날뛰며 고질라를 상대하는데, 만약 이 액션 장면을 어두운 화면으로 잡았으면 싸움 장면에서 디테일이 전부 사라졌을 것이다.

볼지 안 볼지 고민된다면,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4D나 아이맥스로 보는 걸 추천한다. 나는 4D로 봐서 재밌게 봤지만, 집에서 티비나 모니터로 본다면 전혀 다른 느낌일 것이다. 안 보거나 극장에서 보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됐든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본다면 몬스터버스 영화상 아니 괴수물 통틀어서 역대급 영화이자, 몬스터버스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충분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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